(2025.7.7.)[르포] "지금 교실엔 조금 느리게 크는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어요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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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난 5일에 진행된 교육연수 [르포]입니다.
아래 기사 내용은 현장에서 직접 취재하여 작성된 [르포]로,
교육 현장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달해주고 있습니다.
알차고 재밌는 기사 내용을 끝까지 읽어보세요.
5일 제주도교육청-위드피플, 첫 연수 성황...교사·학부모 200여명 참석
경계선지능인학생 적절한 지원과 환경개선 필요, 지속적 개입 중요
제주 도내 교사·학부모 "현장에 꼭 필요한 교육이였다" 한 목소리

"우리 아이는 수업을 따라가긴 하지만, 늘 뒷줄에 있어요. 질문도 못 하고, 도와달란 말도 못 해요.
그냥 그렇게 서서히 멀어져가죠."
지난 5일 제주시 우리복지관 대강당. 휴일이지만 강의실에는 제주 도내 교사와 학부모 200여명이
모두 같은 고민을 알고 한 자리에 모였다. 바로 경계선지능학생 이해와 교실지원 전략 강의를 경청
하기 위해서다.
경계선지능인은 지능지수(IQ) 70~84에 해당하며, 지적장애(70 이하)와 정상지능(85 이상) 사이에
위치하는 사람을 의미한다. 이들은 일상생활은 가능하지만, 학습 사회적 상호작용, 복잡한 문제 해
결 능력에 어려움을 겪는다.
경계성지능인의 정의에서 볼 수 있듯이 일상생활이 가능해 공교육 현장에서는 특수교육과 일반교
육 사이에 방치되며,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있다. 특히 그대로 방치하면 성인기에는 직업능력, 자립
능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다.
그렇기 때문에 적절한 지원과 환경 개선으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으므로, 장기적·지속적 개입이
중요하다.
이번 강의가 바로 이런 문제들에 대해 고민하고, 해결방법을 찾기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. 이에
제주도교육청과 (사)제주도 위드피플이 손을 잡고 ‘2025학년도 경계선 지능 학생 지도를 위한 맞
춤형 연수’를 진행하고 있다. 오늘은 그 첫번 째 교육이 열린 날이다.

이번 연수는 박현숙 소장(경계선지능연구소 느리게 크는 아이)이 경계선 지능 학생의 이해와 지원
전략에 대한 강의가 이뤄졌다. 강의가 시작되자 우리복지관 대강당에 모인 교사와 학부모 등 관계
자들은 숨죽여 강의에 집중했다.
강의를 맡은 박 소장은 “경계선 지능은 장애 진단 기준에 미치지 못하지만, 또래와 비교해 학습이
나 사회성 발달에 어려움을 겪는 특수한 위치에 있는 아이들”이라고 운을 뗐다.
그러면서 박 소장은 "이들은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학습지원도 정서지지도 또한 애매
한 위치라 교실에서 조용히 사라지는 아이들이 되기 쉽다"고 설명했다.
특히 이날 박 소장은 실제 경계선지능인 개입 사례에 대해서 설명했다.
박 소장은 "이들은 학교 생활의 어려움, 타인과 소통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"며 " 상담자들은 못
알아들어서, 못 따라가서 배워도 이해를 못해서 힘들다고 하소연 한다"고 개입 사례에 대해 설명을
이어갔다.
그러면서 박 소장은 경계선지능인의 증상악화와 개입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설명했다. 경계선지능
인의 통합적 치료를 위한 주체가 부족하고, 치료진의 경계선지능인에 대한 이해와 전문 지식이 부
족하다는 것.
박 소장의 이날 강의의 핵심은 올바른 경계선지능학생에 대한 구체적 지원이 이뤄져야 하고, 학교
특히 교실 내에서 경계선지능인학생 적응을 위한 촘촘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. 또 경계선지
능인학생의 교실 적응을 위해 경계선지능인학생 본인, 학부모, 교사 학급 내 또래가 협력하고 노
력할 수 있는 풍토가 조성되야 한다는 것.
또 경계선지능인 학생의 정서와 사회적 특성에 대해 박 소장은 "느리고 부주의한 행동이 잦고, 미성
숙하거나 지나치게 내향적인 경우도 있고, 자신과 타인의 정서지각과 정서표현 능력 부족, 또래와
의 관계 맺기가 어렵고 관계유지도 어려워 결국 사회적 관계에서 생기는 문제해결 능력도 부족하다"
고 설명했다.
이날 박 소장의 강의를 들은 교사와 학부모들의 반응은 절실했다.
연수에 참석한 도내 초등학교 A교사는 “학습 부진이나 문제 행동을 단순히 '의욕 부족'으로만 판단
했다"며 "구체적인 교실 적용 전략이 절실하다는 걸 느꼈다"고 말했다.
B학부모는 “우리 아이는 경계선지능 진단을 받았지만 특수학급에는 들어갈 수 없다. 일반 학급에서
는 또 따라가기 벅차다”며 “오늘 연수는 내 아이에게 무엇을 해줘야 할지 처음으로 ‘길’을 보여준 시
간”이라고 소감을 밝혔다.
또 다른 C학부모는 "아이가 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, 자꾸 학교를 그만 두려고 해 걱정을 많이 하
다 오늘 강의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한 걸음에 달려왔는데, 강의를 듣고 나니 우리 아이가 혹 경계선
지능학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이번에 검사를 진행해보려 한다"고 한숨을 내쉬었다.
그러면서 이 학부모는 "그래도 박 소장님의 강의를 통해 방법을 찾을 수 있어 다행"이라며 "주변에도
적극 알려 다음 번 강의에 또 들으러 와야겠다"고 기대감을 표했다.
이날 연수는 단순한 이론 강의가 아닌, 실제 현장에서 아이들을 어떻게 도와야 하는지에 대한 실전 전
략에 집중했다. 특히 인지기능 훈련, 정서 인식 방법, 감정 조절 지원 등 교실 안에서 적용 가능한 도구
중심으로 구성되어 큰 호응을 얻었다.
고유경 위드피플 대표이사는 “경계선지능 학생은 인지적·정서적으로 지원이 꼭 필요한 존재지만, 우리
교육은 그들을 위한 체계적인 전략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”며 “이번 연수는 그런 공백을 메우기 위한
첫 걸음”이라고 강조했다.
제주도교육청과 위드피플은 오는 12월까지 총 8회에 걸쳐 경계선 지능 학생을 위한 연수를 이어간다.
연수는 △경계선 지능 학생의 특성 이해, △지도 실제, △전문가 사례 공유 등으로 구성되며, 마지막 회
차에서는 성과 공유와 지속가능한 정책화 방안도 논의될 예정이다.
한편 이날 강의 현장을 찾은 제주도의회 강경문 의원은 "교육 사각지대에서 조용히 낙오하는 아이들이
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"며 "이는 교사와 학부모 지역사회가 함께 배우고 연대해야 하고,
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 교실엔 조금 느리게 크는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다"고 말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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